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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상담칼럼 No.17 대입 에세이-나의 이야기

대학 입학 원서를 작성하다 보면 제일 힘든 부분이 에세이입니다. 글을 잘쓰는 학생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시간도 가장 많이 걸리고 쓰는 과정 중에 눈물도 흘리고 합니다. 저는 이 대학 원서 에세이 쓰는 일을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기 위한 과정처럼,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에세이를 쓰다 보면, 16-17살 틴에이저들이 여태껏 살아 온 삶을 되돌아 보게 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 미래에 대한 꿈과 포부를 찾게 되거든요. 제가 11년간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이 느끼는 영역이 학생들과의 에세이 작업입니다.

저는 대입 에세이의 본질은 세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에세이 내용(contents), 에세이 양식(form), 그리고 학생 본인의 목소리(voice). 이번 주 칼럼에서는 에세이의 내용, personal statement 나의 이야기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개개인 학생마다 자질과 성격이 다르듯, 대학들도 그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종합적으로 이루어 내는 문화가 있습니다. 인연이 닿아야 결혼으로 골인을 하듯이, 학생과 대학도 인연이 닿아야 합니다. 영어로는 fit이라고 표현합니다.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지원할 대학을 고르셨다면, 이제는 그 대학의 입학 허가를 받기 위하여 여러분의 자녀를 프리젠트할 차례지요. 성적, 각종 방과 후 활동, 리더십등의 내용이 입학 원서를 통해 대학에 전달됩니다. 하지만, 이런 자료로는 한 개인의 성적과 업적은 알 수 있으나,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성격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을 에세이를 통해서 보여줘야 합니다. 대학들도 에세이를 통해 학생의 가치관, 성품을 보면서 그 대학 문화와 잘 맞는 학생을 선택합니다.

구체적으로 Common Application 에세이 프롬프트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1. Some students have a background, identity, interest, or talent so meaningful they believe their application would be incomplete without it. If this sounds like you, please share your story.  처음 두 소재, background와 identity는 궁극적으로는 자아 인식에 관한 질문입니다. 나는 누구이고, 나를 둘러싼 가족, 학교 친구들, 내가 사는 도시, 국가는 나에게 무슨 의미이고 나는 어떻게 그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가? 에 대한 대답입니다. 제 학생들 중에는, LGBTQ+, racial minority(소수인종)으로 느꼈던 장애와 역경, 그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희망과 긍정성, 다른 소외 그룹들과의 공감과 연대를 적은 에세이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고등학교 소포모어때 본인이 게이인 것을 알게 된 후, 사회적 편견을 깨고, 동등한 인격적 대접을 위해, SNS및 신문 칼럼 쓰기등을 통해 LGBTQ+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던 학생은 스탠포드에 입학했습니다.

두번째 소재, interest와 talent 부분에서는, 입학 원서의 액티비티 섹션에 적었던 내용들과 겹치지 않아야 합니다. 원서에 썼던 내용을 줄줄이 다시 적는게 아니라, 그 중 가장 의미가 있었던 나의 관심사와 재능을 하나만 골라서 왜 좋아하는지, 나의 인생에 어떤 의미인지, 어려웠던 점, 실패와 노력들, 그 과정에서의 성숙과 성장에 대해 쓰면 됩니다.

2. The lessons we take from obstacles we encounter can be fundamental to later success. Recount a time when you faced a challenge, setback, or failure. How did it affect you, and what did you learn from the experience?  대표적인 성장스토리이지요. 누구에게나 살다 보면 힘든 일이 있습니다. 꼭 외부에서 주어진 고난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느끼는 내부적인 갈등도 좋은 소재입니다. 10여년 전 컬럼비아 대학에 붙은 여학생의 에세이는 아직도 제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 여학생은 학교를 마치고 걸어서 집에 가는데, 늘 자기에게 짖어대는 개가 있습니다. 그 개가 사는 집이 나오기 전부터 두려움이 오고, 어떻게 하면 그 개를 피해 갈까, 오늘은 그 개가 집 앞마당에 있을까 걱정이 늘 앞섰습니다. 하지만 시니어가 되어 대학 원서를 쓰면서 편안한 집과 가족을 떠나 혼자서 독립하여 살 생각이 점점 구체적으로 들자, 나는 바뀌어야 한다, 용기를 가지고 두려움을 극복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개를 피해서 돌아 가는 것이 아니라, 개가 있는 집 앞을 지나쳐 가면서 점점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적었는데요. 글의 목소리도 담담하고 소재는 동네의 무서운 개, 이렇게 아주 단순합니다. 하나, 그 과정에서 내면의 목소리, 스스로에 대한 인식, 성장하는 과정이 담백하게 잘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정신 질환 mental illness, ADHD, ADD, Autism Spectrum같은 내용을 에세이 소재로 써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이런 소재 자체가 문제는 되지 않지만,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합니다. 힘든 과정만 적는다면 징징대는 스토리가 되어 누구라도 이런 글을 읽고 싶지 않을 겁니다. 저희들의 자녀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부모와 가족들에게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많은 가정들이 이런 일들을 겪고 있습니다. 아직도 치료중이거나 대학 생활이 힘든 상황이라면, Gap Year나 입학 허가를 받은 후 휴학도 가능합니다. 또, 학교별로 지원 프로그램이 다르니 대학 담당 직원이랑 사전에 의논하여 어떤 서비스를 어떤 비용에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을 하고 대학을 고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구요.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어 입학 원서를 쓰고, 본인에게는 너무나 의미심장한 경험이어서 이 소재에 대해서 꼭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 극복 과정과 그 속에서 알게 된 타인의 고통, 공감(empathy),  지지와 도움의 손길, 또는 그 분야 치료 과정의 의학적 발전을 위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포부등, 긍정적인 내용을 적는다면 아주 파워풀한 에세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Reflect on a time when you questioned or challenged a belief or idea. What prompted your thinking? What was the outcome?

4. Describe a problem you’ve solved or a problem you’d like to solve. It can be an intellectual challenge, a research query, an ethical dilemma — anything of personal importance, no matter the scale. Explain its significance to you and what steps you took or could be taken to identify a solution. 3번과 4번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의 규범, 관습, 그리고 권위를 도전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에세이 프롬프트입니다. 물론 지적 호기심 intellectual curiosity으로 아카데믹한 내용을 쓸 수도 있으나, 학생들이, 일이나 장기간의 액티비티를 하면서, 왜 이렇게 할까, 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까하는 경험에서 나온 소재가 훨씬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학생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고, 학생이 제시하는 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굳어 버린 생각과 시스템들을 챌런지하고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과정 중에는, 어떤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하는 학생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드러납니다. 입학 사정관들이 보고 싶은 것은 이 부분입니다. 제 학생의 예를 들면, 환경을 위해 비지니스들이 플라스틱백을 없애고 종이백으로 바꾸는데 대해 환경적으로는 찬성하나,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서 집에 가야 하는 저소득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플라스틱백을 살 수 있도록 보조를 해 주어야 하지 않겠냐는 에세이를 썼고, 본인이 대학에 가서는 환경친화적인 플라스틱을 만드는 재료와 상품화후 시장에 보급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에세이에서 드러나는 이 학생의 성품은 소득 여부에 상관없이 인간이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치관과, 특히 저소득층의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친절한 마음이 돋보입니다. 이 그로서리 백 에세이를 적은 학생은, Albertson가게에서 주니어 여름 방학 내 매일 5-6시간을 일하다 보니 플라스틱백을 통해 사회의 저소득층과 환경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던 거죠.

5. Discuss an accomplishment, event, or realization that sparked a period of personal growth and a new understanding of yourself or others. 시상받은 내용들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으나, 소소한 가정사 얘기들도 큰 울림을 만듭니다. 아픈 형이나 동생을 돌본 얘기,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어 어린 본인도 힘들었으나 동생을 돌보아야 했던 얘기. 그룹 액티비티에서 본인의 실수로 곤궁에 처했으나 솔직히 마음을 열면서 공감을 얻어 좋은 결말을 보았던 얘기등. 영어로 vulnerability라고 하는 “약한 모습”을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서 주변의 친구나 가족과 오히려 더 진정한 관계를 얻게 되었다는 소재등 누구에게나 17년 정도 살다 보면 인간적으로 겪었던 일들이 많은데, 그 중 무엇이라도 선택하여 솔직한 스토리를 적으면 좋은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6. Describe a topic, idea, or concept you find so engaging it makes you lose all track of time. Why does it captivate you? What or who do you turn to when you want to learn more? 한국말로 “꽂힌다”는 표현을 하는데, 그만큼 나를 사로잡는 열정이 있는 일이나 생각은 무엇일까요? 하는 질문입니다. 아주 다양한 창의적인 답들이 나오겠죠. 학구적인 내용이 되어도 좋구요. 유머러스하거나 소소한 일들도 얼마든지 멋진 에세이가 됩니다.  검소함에 대해 적어 조지타운 대학에 붙은 제 학생의 경우는, 비싼 브랜드가 아니라 유사한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사는 재능을 얘기하며 다양성에 대해서 적었구요. 또 다른 인상 깊은 예는, 콘홀 corn hole이라는 옥수수 주머니를 나무판 구멍에 던져 넣는 게임에 대해서 적으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을 가슴 따뜻하게 풀어가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7. Share an essay on any topic of your choice. It can be one you’ve already written, one that responds to a different prompt, or one of your own design. 1번에서 6번까지의 프롬프트의 질문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어떤 내용으로든 한 입학 지원자의 생각, 성격, 캐릭터, 삶의 가치관들을 적으라는 질문입니다.

대입 에세이는 궁극적으로 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입학 원서에 드러나는 성적이나 점수의 숫자가 아니라 느끼고 생각하는 살아 있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입학 사정관들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20대 중후반의 언니나 오빠들이라고 생각하세요. 어떤 내용을 적어야 대학에 붙을까하는 소극적 마음보다는, 어느 대학을 갈지는 내가 고른다는 당당한 주인 의식을 갖고 나의 이야기들을 적으면 좋은 결과가 올 것입니다.

이은화, M.Ed

541-241-2018

Lee College Couns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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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ber: HECA, NACAC

OregonK.com 이은화 대학 상담. No.17  October 24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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