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약(萬病通治藥)

등록일 04.25.2019 @1:27 pm

우리 인류가 아주 오래전부터 꿈꾸어왔던 두 가지의 소원이 있다. 그 하나는 어떤 약을 먹기만 하면 불로장생을 할 수 있는 것과,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떠한 병이라도 단번에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을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진시황제는 자신의 권력이 정점에 달했을 때 신하들을 시켜서 불로장생초를 구해오라고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그 막강하던 권력자도 결국은 불로장생하지 못하고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그렇다 세상에 없는 것은 그 누구도 구할 수가 없다. 이곳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대부분 집에서 케이블로 한국을 방송을 시청하신다. 고국에 대한 향수와 또 한국말로 방송을 하니 비교적 편안히 시청 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방송 중간 중간 나오는 상업광고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해진다. 대부분이 건강 보조식품을 판매 하는 광고이다. 모두가 만병통치약이다. 그런데 광고를 보고 있으면 어떤 것은 먹기만 하면 인체의 모든 통증이 즉시 사라진다고 열심히 광고하고 있다. 그 통증이 어떤 종류의 통증인지 그리고 무엇이 원인인지를 불문하고 좋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또 천마를 먹기만 하면 고혈압, 당뇨, 등등 심지어 정력에도 좋다고 광고를 한다. 한마디로 모든 성인병을 다 치료한다고 한다. 심지어 산삼보다 더 좋다고 말하고 있다. 산삼과 그것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우습다. 산삼은 산삼이 가진 공효가 있고 천마는 천마가 가진 공효가 있다. 어찌 그 둘을 비교해서 좋다 나쁘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 천마가 귀중한 약재이긴 하나 자기가 가진 공효이상을 바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의서에 나와 있는 천마에 대한 공효는 스트레스성 두통, 어지럼증, 손 떨림, 중풍후유증등에 다른 약재와 배합하여 처방해서 복용하고, 금기사항은 혈허증(빈혈), 몸에 열이 많이 나면서 어지러울 때, 그리고 입이 마르고 혓바닥이 건조한 증상에는 먹지 말아야한다. 정력을 보강한다는 문구는 그 어디에도 없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칼의 양날처럼 좋은 점과 부작용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처방이라는 것이 나오게 됐다. 마치 전쟁터의 장수가 혼자서 수많은 적군을 상대할 수 없듯이 좋은 군대를 가져야지 장수의 역량이 발휘되는 이치와 같다. 요즘 어르신들 중 대부분이 성인병 한가지씩은 가지고 계신다. 처음에는 그 광고가 귀에 들어오지 않다가 매일 반복해서 듣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문을 하고 만다. 적당한 운동과 식생활의 개선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 어떤 경우에도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을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밝히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조심해야할 사항은 무면허 시술자들이다. 그들이 이론적 배경 없이 막무가내로 하는 치료에 귀중한 몸을 맡기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들은 부작용이 생겨도 원인을 모를뿐더러 그것을 없애는 방법을 모른다. 면허를 가지던 날 임상50년 경력의 노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제 네가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교만하지 마라. 너는 이제 겨우 사람을 다치지 않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뿐이다. 깊이 생각해 볼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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