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네이버에 있는 미국부동산 카페를 둘러본 적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2군데를 찾았다. 두 곳 모두 LA를 근거지로 하고 있는 카페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은 2008년 즈음에 모든 활동을 중지했다. 그래서 공지사항을 둘러봤다. 왜 그만뒀는지, 왜 더이상 활성화가 안되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곳엔 “더이상 카페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카페지기의 글이 있었다. 더이상 카페를 운영할 여력이나 명분이 없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가만 생각해보니 2008년이면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이 대폭락의 길을 걸었던 시기이다. 그리고 LA를 비롯한 미국 전역이 금융위기 직전까지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를대로 달아올랐었다. 하루가 다르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너나없이 빚을 내서 집을 샀고, 또 신용이 안 좋은 사람들도 은행에서 돈을 마구 빌려주니 너나없이 집을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브프라임사태이후 미국 부동산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집을 투자대상으로 샀던 사람들이 대거 집을 팔려고 내놓았지만 수요자가 없는 상황에서 집이 팔릴리가 만무였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매달 내야하는 모기지를 내지 못해 집이 은행에 차압당하기 일쑤였다. 당시 한 동네에 두집 건너 하나가 차압이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그 당시의 얼마나 시장이 안 좋았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부동산카페는 부동산 중개 에이전트가 운영한 듯 싶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집을 사거나 파는 고객이 많을수록 좋은 법. 그래서 카페를 통해 부동산 구입, 판매에 대한 정보나 시장동향 등을 제공하며 고객들을 확보한 듯 싶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오고,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집 구매를 부추겼던 에이전트는 미안한 마음이 큰 듯 싶었다. 물론 투자는 각 개개인의 판단이자 결정이지만 말이다. 부동산 에이전트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 이전 몇년간 초활황세의 시장에서 정말이지 부동산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그렇게 많으니 자연 부동산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을 벗어던지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어느 에이전트가 자기만 돈(수수료)을 벌려고 가치도 없는 집을 사라고 할까. 하지만 누구도 시장을 꺾지는 못한다. 그렇게 부동산에 투자했던 많은 사람들은 돈을 잃었고,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집을 잃었다. 그러면서 미국부동산 시장은 팔겠다는 사람들은 많은데 사겠다는 사람이 전혀 없어,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시장이 되어 버렸다.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니 중개 수수료를 받아야 먹고 살수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는 자연 수입이 생기지 않고, 그런 날이 계속되니 일단 먹고는 살아야겠으니 에이전트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났다. 한때 50명-100명을 거느렸던 부동산 중개 회사도 싹 다 망하고, 사업을 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