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원 오면 버틸 건물은 단 5곳”…오레곤, 초대형 지진 대비 ‘아직 갈 길 멀다’

미국 태평양 북서부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빅원(Big One)’ 지진에 대해 오레곤주의 대비가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특히 현재 상태로는 오레곤주가 보유한 약 4,000개 공공건물 가운데 지진 직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이 단 5곳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포틀랜드에서 열린 제13회 미국 지진공학 학술대회에서 초대형 지진 발생 시 교통망과 전력, 식수 공급 등 핵심 기반시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인 투자와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캐스케이디아 섭입대는 오레곤과 워싱턴주, 북부 캘리포니아 해안 앞바다에 위치한 거대한 단층으로 약 500년 주기로 규모 7.4 이상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대지진은 1700년에 발생했으며, 지질학자들은 향후 50년 안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내진 보강을 마친 오레곤주 의사당과 포틀랜드 국제공항(PDX)은 비교적 안전한 시설로 평가했지만, 대부분의 공공시설은 여전히 대형 지진을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미국 101번 국도(US Highway 101)는 가장 시급한 보강 대상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이 도로가 지진으로 장기간 마비될 경우 오레곤 해안 지역은 외부 지원이 사실상 차단돼 지역사회 자체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력망 역시 취약한 분야다. 전문가들은 보네빌 전력청(BPA)이 전력시설 내진 보강을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며, 해안 지역에는 독립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와 대용량 배터리 저장시설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틀랜드항 역시 대형 재난 발생 시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구호물자와 구조 인력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대형 수송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를 보강하는 데 약 5억 달러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사업에 약 4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약 7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오레곤 교통부는 현재 약 4천만 달러 규모의 교량 보강 사업이 시급한 상태라고 밝혔으며, 전문가들은 도로와 교량, 상수도, 병원 접근로 등 재난 발생 이후 반드시 유지돼야 할 ‘생명선(Lifeline)’을 우선 지정해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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