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韓醫學)이야기 28 – 자소엽(紫蘇葉) 2
화타는 젊은이들에게 약을 구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고 제자를 데리고 들판으로 가서 약초를 뜯어 왔습니다. 그리고 큰 솥에 삶아 젊은이들에게 주었습니다.
조금 뒤, 젊은이들은 얼굴을 펴고 웃었습니다.
“그래, 이제 좀 어떠냐?”
“배가 아프지 않고 많이 편해졌습니다.”
화타는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약초는 아직 이름이 없지만 환자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니 자서라고 불러야지.’
젊은이들은 화타에게 수없이 절하며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화타는 젊은이들이 돌아간 뒤 술집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아무리 돈이 중요해도 손님들의 생명을 생각해야지. 마침 내가 있어 다행이었지 그러지 않았으면 한꺼번에 여러 송장 칠 뻔했소. 앞으로 각별히 주의하시오.”
술집 주인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듯 절을 했습니다.
화타가 술집을 떠나 얼마쯤 갔을 때 제자가 물었습니다.
“사부님, 자서가 게의 독을 풀어 준다는 말이 의학책에도 없는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책에는 없지만 언제인가 동물의 행동을 보고 터득했지.”
화타는 제자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느 해 여름, 내가 강남의 어느 강가에서 약초를 캐고 있을 때 수달이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 삼키려고 하고 있었지. 그런데 물고기는 아주 큰 놈이라 수달은 그걸 다 뜯어 먹고는 배가 북처럼 불룩하게 되어 가만히 있었어. 나는 그 놈이 배가 너무 불러 그런 줄 알았지. 그런데 그 놈은 갑자기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또 언덕 위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어쩔 줄을 몰랐어. 나는 그제야 그 놈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 그래서 유심히 보았지. 그 놈은 풀밭에 누워 구르다가 일어섰다가 몹시 괴로워했어. 그러더니 갑자기 그 수달은 언덕위에 자라는 자서 잎을 뜯어먹기 시작했어. 그리고 조금 있더니 몸을 틀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놀더군. 그 때 나는 알았어. 물고기는 성질이 차고 자서는 따뜻한 성질이니 서로 중화가 되어 나았을 것이라고.”
“사부님의 관찰력은 정말 대단하시군요.” 화타는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그 뒤 나는 자서의 잎을 따서 가루약과 환을 만들어 환자에게 주어 봤지. 아니나 다를까 약효가 있어 환자는 곧 나았어. 그리고 그 뒤 자서 잎에 있는 약효는 감기의 열을 발산시키고, 비장을 돕고, 폐를 도우며,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이고 그 외 다른 병에도 잘 듣는다는 것을 알았어.”
본래 자서는 자주색이며 먹으면 뱃속이 편해진다고 화타가 처음에 자서라고 이름 붙인 것을, 뒷날 사람들이 자서와 비슷한 음인 자소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건 보 당 한 의 원 원장 천 성 진L,Ac
한국 외치제형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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