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곤 소도시 라파인,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 결국 무산

주민 반대 속 시의회 만장일치 부결…전력·환경·실효성 논란 확산

오레곤주 중부의 소도시 라파인(La Pine)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 계획을 결국 거부했다. 수억 달러 규모 투자와 수십~수백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개발업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전력망 부담과 환경 문제, 실제 경제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라파인 시의회는 27일 열린 회의에서 데이터센터 개발 추진안을 만장일치로 부결시켰다. 이날 회의장은 주민들로 가득 찼으며, 수 시간 동안 반대 의견이 이어졌다.

논란이 된 프로젝트는 개발업체 ‘박스마이너(Boxminer.io)’가 추진한 20메가와트(MW) 규모 데이터센터다. 계획안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라파인 산업단지 내 약 19.5에이커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개발업체 측은 프로젝트가 약 8억 달러 규모 투자 효과를 가져오고, 최대 200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폐쇄형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환경 영향을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지하수 오염과 대기 중 유해물질 배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촌 지역인 중부 오레곤의 취약한 전력망이 대규모 전력 사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20메가와트 규모는 라파인 같은 도시의 일반 가정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15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라파인 주민 헤더 로버츠는 회의에서 “지역사회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의 개발이어야 한다”며 “진짜 일자리를 만들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개발업체가 제시한 세수 증가와 경제효과 전망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라파인 시 행정당국 역시 개발업체의 수익 추정치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 울슐라거 라파인 시 매니저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업체가 주장한 전력회사와 시 재정 수익 전망에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젝트 개발자인 제프 켈러는 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산업단지에 첨단 산업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이렇게 큰 반발을 부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 여론은 이미 크게 기울어진 상태였다. 회의에 참석한 많은 주민들은 “데이터센터는 지역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결정은 오레곤주 전역에서 커지고 있는 데이터센터 반대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현재 오레곤주에는 약 125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힐스보로 시는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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