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공원 나무들에 퍼지는 위협, 외래종 물푸레나무 좀벌레

포틀랜드의 아름다운 공원 나무들이 외래 해충 물푸레나무 좀벌레(Emerald Ash Borer, EAB)로부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이 작은 곤충은 한 번 침입하면 사실상 제거가 불가능하고, 감염된 나무는 99%가 죽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포틀랜드 공원·레크리에이션국의 산림 해충·병해 담당자 안야 무차는 “물푸레나무 좀벌레는 유충이 나무의 내피층을 파먹으며 수분과 영양분의 흐름을 끊는다”며 “성충은 잎을 일부 갉아먹는 데 그치지만, 유충의 피해는 나무를 치명적으로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포틀랜드 시는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작업자들은 살충제 에마멕틴 벤조에이트(emamectin benzoate)를 나무줄기에 직접 주입해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 나무 둘레를 측정해 필요한 양을 산출한 뒤 줄기 주변에 작은 구멍을 뚫고 약제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 약제는 유충이 내피를 갉아먹을 때 체내에 들어가 나무를 보호한다.
무차는 “이 약제는 벌이나 새 등 다른 생태계 구성원에게도 안전하다”며 “나무 내부에 직접 주입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퍼지지 않고, 꽃가루 매개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물푸레나무 좀벌레는 일본 원산의 외래종으로, 약 25년 전 미국에 유입됐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1억 그루 이상의 물푸레나무를 고사시켰으며, 2022년에는 서부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최근 몇 년 사이 포틀랜드 인근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시는 긴장 속에 방제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포틀랜드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푸레나무를 가로수 지정 목록에서 제외해 해충의 먹이 자원을 줄이는 조치도 시행했다. 현재 포틀랜드에는 약 9만 5천 그루의 물푸레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