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명령, 오레곤 우편투표 흔드나

연방대법원, 집행금지 명령 일부 해제…오레곤 “주민이 선택한 선거제도 끝까지 지킨다”

미 연방대법원이 우편투표를 제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법적 장애물 하나를 제거하면서, 미국 최초로 전면 우편투표제를 도입한 오레곤주와 연방정부의 충돌이 본격화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24일 하급심이 내린 집행금지 명령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찬성 6명, 반대 3명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행정부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행정명령의 일부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연방정부가 유권자 자격 명단을 만들고, 연방우정국이 해당 명단에 포함된 유권자에게만 우편투표용지를 배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부는 유권자 자격을 확인하고 투표용지가 적격 유권자에게만 전달되도록 해 선거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레곤주를 비롯한 24개 주와 워싱턴DC는 선거 운영 권한이 주정부에 있는데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투표용지 배달과 유권자 자격을 통제하려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연방법원은 해당 행정명령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집행을 막았고 연방항소법원도 이를 유지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이 집행금지 명령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행정명령 자체가 합헌이라고 최종 판단한 것은 아니다.

별도의 전국 단위 집행금지 명령도 남아 있어 연방우정국이 행정명령의 핵심 내용을 즉시 시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에 따라 현재 오레곤주의 우편투표 방식도 그대로 유지된다.

토비아스 리드 오레곤주 국무장관은 “이번 결정은 소송의 본안이 아니라 진행 시점에 관한 판단”이라며 선거는 대통령이 아니라 주정부가 운영한다는 헌법 원칙을 계속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티나 코텍 주지사도 “우리 선거에서 손을 떼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하게 반발했다. 댄 레이필드 주 법무장관은 “누가 투표용지를 받고 누가 받지 못할지를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편투표는 오레곤에서 40년 넘게 발전해 온 선거제도다. 오레곤주는 1981년 주의회가 일부 지방선거를 우편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우편투표를 시작했다. 이후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했고, 1995년에는 우편투표만으로 연방 상원의원 특별선거를 실시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8년이었다. 오레곤 유권자들은 주민발의안 60호를 승인해 주 전체의 예비선거와 본선거를 우편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오레곤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면 우편투표제를 채택한 주가 됐다. 2000년 대통령선거에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인단을 전면 우편투표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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