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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하고 묵묵하게 그러나 항상 바쁜 간(Liver)

몸의 해독작용의 역할을 하는 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이 우리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할 것이다. 이번주 휴람 의료정보에서는 우리 몸에서 조용히…묵묵히…바쁘게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간에 대해서 휴람 네트워크 중앙대학교병원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 보고자 한다. 그 첫번째로 간 질환 중 ‘만성 간염’에 대해서 알아 보고자 한다.

간은 몸 속 화학공장이라 일컬어질 만큼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체내로 유입되는 독소와 노폐물의 75%가 간에서 해독된다. 비타민 저장, 체내 미량원소 물질대사

영양소 합성 등도 간의 몫이다. 그렇지만 간은 이상 여부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장기’란 말을 듣는다.

국내 남성 암 사망률 4위를 차지하는 간암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답게 증상이 거의 없어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조기발견시 완치가 가능하지만, 전이되면 5년 생존율이 매우 낮다. 다른 암보다 젊은 환자가 많고, 40대부터 발병률이 급증하므로 B•C형간염 환자나 알코올성 간질환 등을 앓는 고위험군에 속할 경우 20~30대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1 소리 없는 살인자 ‘만성 간염’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에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간염이 많이 발생한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간염으로는 A, B, C형이 있다. 대한 간 학회에 따르면 전세계 B형간염은 약 2억 4,000만 명, C형간염은 약 1억 5,0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간암 환자 10명 중 8명은 만성 B•C형간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간염은 발병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하다. 주로 피로감과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를 방치해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 같은 치명적인 간 질환으로 발전된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40대 이상 남성은 간암을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5년간(2012~2016년) 자료에 따르면, 간암 남성 환자가 25만 4,792명으로 여성(8만 6,596명)보다 3배 가량 많았다. 남성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대 0.2%, 30대 1.6%, 40대 9.9%, 50대 30.8%, 60대 31.8%였다. 50~60대가 가장 많지만, 40대부터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각 간염별로 감염경로를 파악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 A형간염

A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으로 배설된다. 이로 인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 조개류 등을 먹을 때 주로 감염된다. 또 전염성이 강해 학교나 직장과 같이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 집단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연령의 경우 위생 환경의 개선으로 어릴 때 A형간염에 노출될 기회는 적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항체가 없어 걸리기 쉽다. A형간염은 급성으로 발생한다. 감염되면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초기에 피로감과 근육통, 식욕부진등 감기 몸살이나 위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A형은 간염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 B형간염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B형간염은 간염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또 만성화될 경우 간경화

또는 간암과 같은 심각한 간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개 별다른 증상이 없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B형간염은 주로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에 의해 아이가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외에는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만 감염된다. B형간염도 A형간염과 같이 백신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한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 C형간염

C형간염은 최근 재사용된 주사기로 감염된 경우가 많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주로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경우 감염된다.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전파될 수 있으므로 성관계, 수혈, 문신은 물론 손톱깎이나 면도기 공동 사용 시에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C형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또 최근에는 술, 비만, 각종 성인병으로 발생하는 ‘지방간’이 원인인 간암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이 전체 지방간의 20%, 비알코올성이 80%를 차지한다. 지방간은 지방간염으로 발전한 후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성인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명진(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 2000년 파이낸셜뉴스에 입사한 후 2004년부터 병원 질환 정보 등 의학분야와 보건의료정책, 제약을 담당하고 있다. 17년째 기자 생활을 했음에도 저널리즘에 대해 더 공부하기 위해 현재 KAIST 대학원에서 과학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있다.

항상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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